직역과 의역,

그리고 초월 번역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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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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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이 번역은 너무 직역(直譯)이야

이건 의역(意譯)을 해야 해



흔히 번역된 문장이나 글을 보며 이런 말들을 하곤 합니다. 잘 된 번역은 의역이 잘 되었다, 어색한 번역에는 너무 번역투라는 평가가 따라붙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직역과 의역은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것이 아닙니다. 단지 각각의 쓰임새가 다른 번역의 한 종류일 뿐이죠. 물론 각각 필요한 경우에 제대로 쓰이지 않으면 “너무 직역이야.”, “너무 의역이야.” 같은 말을 들을 수 있겠죠. 그리고 요즘 자주 눈에 띄는 ‘초월 번역’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직역과 의역, 그리고 초월 번역은 무엇을 의미하고 또 어떤 경우에 필요할까요?





우선 직역이란, 외국어로 된 말이나 글을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에 충실하게 번역하는 것1, 또는 그런 번역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원문의 글자 내지는 구절의 본래 의미를 충실하게 옮기는 것입니다. 대개는 “직역을 했다.”고 하면 현지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현지인이 보기에 어색하거나 아예 오역이 된 번역문을 떠올리지만, 사실 직역이 꼭 필요한 번역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경전(經典) 번역입니다. 불경이나 성경 같은 경전의 경우 읽는 사람에 따라 이해하는 방향이 달라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오해나 잘못된 해석, 왜곡이 발생할 수 있어 최대한 원문 그대로 옮기기 위해 노력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기독교나 불교의 경전은 중국에서 번역된 것을 중역(重譯)2한 것이 많아 배경 지식이 없으면 바로 이해하기 힘든 것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성경의 출애굽기(出埃及記)3의 경우 ‘애굽’은 중국에서 이집트를 음역하여 애급(埃及)이라 한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애굽’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한문이나 라틴어 고전과 같은 고문(古文) 번역 역시 직역을 기본으로 합니다. 또한 외교문서나 법률문서의 경우에도 의역을 최소화하고 다소 어색하더라도 원문의 의미가 왜곡되지 않는 방향을 추구합니다. 직역을 영어로 ‘word-for-word translation4이라 하는 것을 보면 직역의 의미가 더욱 명확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직역의 반대말로 자주 쓰이는 의역이란 무엇일까요? 의역이란, 원문의 단어나 구절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전체의 뜻을 살리어 번역하는 것5, 또는 그런 번역을 말합니다. 사전적 의미만 본다면 사실 모든 번역은 의역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결과물만 놓고 보았을 때 대부분 현지인에게 더 자연스럽게 읽히는 것이 의역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역을 한다는 것은 번역자가 그만큼 독자의 쉬운 이해와 가독성을 고려하여 친절한 번역을 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원초적 본능="">의 원제는 ‘Basic Instinct’입니다. 직역하면 ‘기본적 본능’이 되겠죠. 하지만 ‘원초적 본능’으로 번역한 덕분에 영화의 분위기와 이미지를 더 잘 살렸습니다. 그렇다면 의역이 무조건 더 좋은 것일까요? 의역을 영어로 ‘Thought-for-thought translation</원초적>6이라고 한다는 점에서 생각해보죠. Thought, 즉 생각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원문에 담긴 ‘생각’이라는 것은 번역을 하면서 판단하여 다른 언어로 옮기게 되기 때문에 번역자 개인의 주관이 담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주관이란 것이 통상적으로 이해되는 것일 경우에는 독자가 반감이나 오해 없이 번역문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의역 과정에서 원문의 의미가 조금이라도 달라질 여지가 항상 있습니다. 그래서 원문과 번역문 사이의 격차가 커지면 독자는 번역문을 읽고 더 자연스럽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본의 아니게 원문과 다른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겠죠.


이처럼 직역과 의역은 사실 반대의 개념이라기 보다 번역의 종류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원문의 의미를 최대한 정확히 옮겨야 하는 경우에 직역을, 좀 더 자연스럽게 의미를 잘 살려야 하는 경우에 의역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신조어로 뜨고 있는 ‘초월 번역’이란 무엇일까요?





초월 번역이란, 원문의 의미와 느낌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한 번역으로써 창작 이상의 창의적 번역 작품을 두고 쓰는 표현7입니다. 글자 그대로의 표면적 의미를 뛰어넘어 새롭게 창작된 문장처럼 느껴지지만 원문의 의미는 제대로 살아있는 번역입니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게임 등 다양한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현지화가 잘 되었다는 의미에서 초월 번역이라고 하는 것이죠. 특히 게임의 경우 중간중간 유저를 피식하게 만드는 대사들이 있어 도대체 원문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번역이 되었을까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초월 번역은 넓은 의미에서 의역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자 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의미에 착안하여 현지인들에게 잘 와닿도록 옮기는 번역이니까요. 하지만 의역과의 차이점을 들자면 현지의 최신 트렌드나 유행어를 반영하는 동시에 번역된 문장임을 아는 순간 ‘이걸 이렇게 번역하다니’하고 감탄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구리’를 ‘ramdon(ramen+udon)’으로 번역한 것 역시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월 번역은 완전히 새로운 창작입니다. 누구나 원문을 보면 떠올릴 수 있는 수준의 번역을 뛰어넘어 새로운 창작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쉽지 않고, 원작의 작가나 개발자 만큼이나 고통스런 창작의 과정을 거쳐야 할 수도 있습니다.</기생충>




***

사실 직역, 의역, 초월 번역의 구분을 떠나, 번역 자체가 창작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재창조하는 것이고 아무리 직역을 한다 해도 사람에 따라 토씨 하나, 조사 하나 차이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또한 완벽한 직역도, 완벽한 의역도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직역이라 해도 어느 정도는 번역자의 생각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만큼 개인의 주관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직역은 최대한 번역자의 주관을 배제할 필요가 있고, 의역은 원문 의미에 가까운 주관을 지켜야 하며, 초월 번역은 원문의 의미를 바탕으로 번역자의 주관과 배경지식을 최대한 발휘해야 합니다. 그러니 이런 번역의 다양성을 고려하며 번역문을 본다면 보다 정확하고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


1 표준국어대사전

2 한 번 번역된 말이나 글을 다시 다른 말이나 글로 번역함. (표준국어대사전)

3 모세 오경 가운데 두 번째 책.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노예 생활을 하던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시나이산(Sinai山)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이 기록되어 있다. 십계도 이 안에 기록되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4 Literal translation이라고도 한다.

5 표준국어대사전

6 Liberal translation이라고도 한다.

7 [신조어사전] 초월번역 - 원문을 뛰어넘는 번역의 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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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초월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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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이 번역은 너무 직역(直譯)이야

이건 의역(意譯)을 해야 해



흔히 번역된 문장이나 글을 보며 이런 말들을 하곤 합니다. 잘 된 번역은 의역이 잘 되었다, 어색한 번역에는 너무 번역투라는 평가가 따라붙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직역과 의역은 긍정적인 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것이 아닙니다. 단지 각각의 쓰임새가 다른 번역의 한 종류일 뿐이죠. 물론 각각 필요한 경우에 제대로 쓰이지 않으면 “너무 직역이야.”, “너무 의역이야.” 같은 말을 들을 수 있겠죠. 그리고 요즘 자주 눈에 띄는 ‘초월 번역’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직역과 의역, 그리고 초월 번역은 무엇을 의미하고 또 어떤 경우에 필요할까요?





우선 직역이란, 외국어로 된 말이나 글을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에 충실하게 번역하는 것1, 또는 그런 번역을 말합니다. 말 그대로 원문의 글자 내지는 구절의 본래 의미를 충실하게 옮기는 것입니다. 대개는 “직역을 했다.”고 하면 현지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현지인이 보기에 어색하거나 아예 오역이 된 번역문을 떠올리지만, 사실 직역이 꼭 필요한 번역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경전(經典) 번역입니다. 불경이나 성경 같은 경전의 경우 읽는 사람에 따라 이해하는 방향이 달라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오해나 잘못된 해석, 왜곡이 발생할 수 있어 최대한 원문 그대로 옮기기 위해 노력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기독교나 불교의 경전은 중국에서 번역된 것을 중역(重譯)2한 것이 많아 배경 지식이 없으면 바로 이해하기 힘든 것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성경의 출애굽기(出埃及記)3의 경우 ‘애굽’은 중국에서 이집트를 음역하여 애급(埃及)이라 한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애굽’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한문이나 라틴어 고전과 같은 고문(古文) 번역 역시 직역을 기본으로 합니다. 또한 외교문서나 법률문서의 경우에도 의역을 최소화하고 다소 어색하더라도 원문의 의미가 왜곡되지 않는 방향을 추구합니다. 직역을 영어로 ‘word-for-word translation4이라 하는 것을 보면 직역의 의미가 더욱 명확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직역의 반대말로 자주 쓰이는 의역이란 무엇일까요? 의역이란, 원문의 단어나 구절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고 전체의 뜻을 살리어 번역하는 것5, 또는 그런 번역을 말합니다. 사전적 의미만 본다면 사실 모든 번역은 의역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결과물만 놓고 보았을 때 대부분 현지인에게 더 자연스럽게 읽히는 것이 의역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역을 한다는 것은 번역자가 그만큼 독자의 쉬운 이해와 가독성을 고려하여 친절한 번역을 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 <원초적 본능="">의 원제는 ‘Basic Instinct’입니다. 직역하면 ‘기본적 본능’이 되겠죠. 하지만 ‘원초적 본능’으로 번역한 덕분에 영화의 분위기와 이미지를 더 잘 살렸습니다. 그렇다면 의역이 무조건 더 좋은 것일까요? 의역을 영어로 ‘Thought-for-thought translation</원초적>6이라고 한다는 점에서 생각해보죠. Thought, 즉 생각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원문에 담긴 ‘생각’이라는 것은 번역을 하면서 판단하여 다른 언어로 옮기게 되기 때문에 번역자 개인의 주관이 담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주관이란 것이 통상적으로 이해되는 것일 경우에는 독자가 반감이나 오해 없이 번역문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의역 과정에서 원문의 의미가 조금이라도 달라질 여지가 항상 있습니다. 그래서 원문과 번역문 사이의 격차가 커지면 독자는 번역문을 읽고 더 자연스럽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본의 아니게 원문과 다른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겠죠.


이처럼 직역과 의역은 사실 반대의 개념이라기 보다 번역의 종류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원문의 의미를 최대한 정확히 옮겨야 하는 경우에 직역을, 좀 더 자연스럽게 의미를 잘 살려야 하는 경우에 의역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근 신조어로 뜨고 있는 ‘초월 번역’이란 무엇일까요?





초월 번역이란, 원문의 의미와 느낌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한 번역으로써 창작 이상의 창의적 번역 작품을 두고 쓰는 표현7입니다. 글자 그대로의 표면적 의미를 뛰어넘어 새롭게 창작된 문장처럼 느껴지지만 원문의 의미는 제대로 살아있는 번역입니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게임 등 다양한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현지화가 잘 되었다는 의미에서 초월 번역이라고 하는 것이죠. 특히 게임의 경우 중간중간 유저를 피식하게 만드는 대사들이 있어 도대체 원문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번역이 되었을까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초월 번역은 넓은 의미에서 의역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자 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의미에 착안하여 현지인들에게 잘 와닿도록 옮기는 번역이니까요. 하지만 의역과의 차이점을 들자면 현지의 최신 트렌드나 유행어를 반영하는 동시에 번역된 문장임을 아는 순간 ‘이걸 이렇게 번역하다니’하고 감탄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구리’를 ‘ramdon(ramen+udon)’으로 번역한 것 역시 이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월 번역은 완전히 새로운 창작입니다. 누구나 원문을 보면 떠올릴 수 있는 수준의 번역을 뛰어넘어 새로운 창작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쉽지 않고, 원작의 작가나 개발자 만큼이나 고통스런 창작의 과정을 거쳐야 할 수도 있습니다.</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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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직역, 의역, 초월 번역의 구분을 떠나, 번역 자체가 창작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재창조하는 것이고 아무리 직역을 한다 해도 사람에 따라 토씨 하나, 조사 하나 차이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또한 완벽한 직역도, 완벽한 의역도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직역이라 해도 어느 정도는 번역자의 생각이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만큼 개인의 주관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직역은 최대한 번역자의 주관을 배제할 필요가 있고, 의역은 원문 의미에 가까운 주관을 지켜야 하며, 초월 번역은 원문의 의미를 바탕으로 번역자의 주관과 배경지식을 최대한 발휘해야 합니다. 그러니 이런 번역의 다양성을 고려하며 번역문을 본다면 보다 정확하고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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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표준국어대사전

2 한 번 번역된 말이나 글을 다시 다른 말이나 글로 번역함. (표준국어대사전)

3 모세 오경 가운데 두 번째 책. 이스라엘 민족이 모세의 인도로 노예 생활을 하던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시나이산(Sinai山)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이 기록되어 있다. 십계도 이 안에 기록되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4 Literal translation이라고도 한다.

5 표준국어대사전

6 Liberal translation이라고도 한다.

7 [신조어사전] 초월번역 - 원문을 뛰어넘는 번역의 힘,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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